눈 건강

녹내장 치료하는 콘택트렌즈

아침이 2014. 1. 26. 19:47

생활과학

녹내장 치료하는 콘택트렌즈, 획기적 신기술이?

한달간 안약 안정적 투여…MITㆍ하버드 의대ㆍ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공동개발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4-01-2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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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치료하는 콘택트렌즈, 획기적 신기술이?
구글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 혈당 측정기능도 갖추고 있다.

1508년,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물이 가득 찬 둥근 그릇의 표면에 눈을 대보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이 그릇을 통해 보면 작은 물체도 또렷이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한 다빈치는 이 실험을 기록해 후세에 전했다. 1888년 스위스 취리히의 개업 안과의사 휘크는 물을 가득 담은 반구 렌즈를 눈에 올려놓는 실험을 하면서, 이를 `콘택트렌즈'라고 이름 붙였다.

플라스틱 소재의 각막 렌즈가 개발되면서 시력 교정 기구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콘택트렌즈가 최근 또 다른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은 최근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텍트 렌즈' 시제품을 공개했다. 눈물 속의 포도당 수치가 혈당 수치와 일치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이 콘텍트렌즈는 두 겹의 렌즈층 사이에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했다. 측정된 혈당 수치는 초소형 무선칩을 통해 외부로 전송된다. 혈당 수치가 변하면 빛으로 알리는 작은 LED도 장착했다.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이지만, 그동안 일일이 손가락을 찔러 혈액을 채취, 혈당을 검사해야 했던 당뇨병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줄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2010년 스위스의 의료기기 회사인 센시메드는 렌즈에 마이크로칩을 삽입,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24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트리거피쉬(Triggerfish)'라는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개발,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점차 시력이 저하되다가 결국 실명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안약을 투여해 안압을 낮춰줌으로써 시력 저하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같은 녹내장 환자의 안약 투여를 돕는 콘텍트렌즈도 최근 개발됐다. MIT와 하버드 의과대학,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기술은 콘텍트렌즈에 녹내장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포함해 한달 동안 꾸준히 안약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외부에서 안약을 투여하는 것보다 콘택트 렌즈가 보다 효과적인 안약 공급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콘텍트렌즈는 녹내장 치료제 `라타노프로스트'가 함유된 고분자 필름을 렌즈 주변부에 장착해 그동안 난점이었던 적정량의 약물을 분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매일 안약을 투여하는 것과 거의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전하며, 이 기술이 녹내장 외에 다른 안과 질환에 투여하는 약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에 참여한 조셉 쵸리노 MIT 교수는 "지속적으로 안구에 약물을 전달하는 비침습적 방법인 이 기술은 예방 가능한 실명을 방지해 수백만 달러를 절약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